포화시장 속 가입자 유치보다 AI·정보보안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 3개 사의 단말기 보조금 경쟁이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이동통신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보조금을 통해 일시적으로 숫자를 늘리는 싸움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동통신 3사는 번호 이동을 통한 가입자 유치로 인한 매출 상승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고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있다.

실제로 8월 번호 이동 추이도 이통사들의 경쟁자제를 뒷받침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휴대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64만4천618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95만6천863건보다 32.6% 감소했다.

번호이동은 지난 4월에 SK텔레콤의 정보보안 이슈가 터진 여파로 5월에 93만3천509건으로 급격히 늘어난 이후 6월에 66만6천618건으로 다소 주춤했다.

7월에 다시 95만6천863건으로 늘어나 이미 정점을 찍은 양상이다. 다만 같은 달 번호이동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단말기유통법(단통법)이 폐지된 반짝 효과로 추정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7월에는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조치 마감 시한과 단통법 폐지가 맞물린 달로 일시적으로 번호이동이 많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8월부터는 과도한 마케팅이 줄어들었고 번호 이동 시장이 과열 상태를 일단 벗어났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 이후 올해 7월 14일까지를 위약금 면제 기한으로 정했고 단통법 폐지는 7월 22일에 시행됐다.

이미 위약금 면제 혜택을 받고 SK텔레콤에서 다른 이통사로 빠져나갈 이용자들은 7월에 이동을 마무리한 셈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이 더는 위약금 면제를 시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가입자가 빠져나갈 가능성은 더 작아졌다.

이번 달 12일부터 이통사별로 아이폰17의 사전 판매에 돌입하지만, 이전만큼의 가입자 쟁탈전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도 KT를 비롯한 이통3사 재무 책임자들은 보조금 경쟁에 선을 그었다.

이동통신 가입자를 새롭게 확보하기보다는 인공지능 등 추가 투자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장민 KT CFO는 "이미 5G 보급률이 80% 이상 높아졌고 단말기 교체 주기도 상당히 장기화했다"며 "통신사업자들은 AI와 기타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투자와 신규 사업에 전념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CFO 역시 "하반기에는 단통법 폐지로 인한 불확실성이 이어진다"면서 "과도한 마케팅 경쟁보다는 본원적인 서비스 경쟁으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휴대전화 판매점
[출처:연합뉴스 사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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