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 증시는 간밤 미국 증시가 고용 충격과 인공지능(AI) 관련주 급락으로 크게 하락한 여파에 부딪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4,000선 아래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8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90% 각각 하락 마감했다.
특히 시장을 이끌던 엔비디아(-3.7%), AMD(-7.3%), 팔란티어(-6.8%) 등 AI 밸류체인 핵심 종목들이 조정을 받으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의 10월 해고 계획이 200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고용 시장 둔화 우려를 키웠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감원 규모는 15만 3천 건으로 전월 대비 183% 급증했다.
여기에 일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이 "선제적 금리 인하는 위험하다"는 등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고용 둔화에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는 등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근본적으로는 그간 가파르게 상승했던 AI 주도주들의 밸류에이션 부담과 차익실현 욕구가 누적된 상황에서 부정적인 뉴스가 매도 빌미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장의 "AI에 대한 정부 구제 금융은 없을 것"이라는 발언 등도 민감하게 작용했다.
이러한 미국 증시의 불안은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해 코스피가 장 초반 하락 출발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과도한 비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증시가 이번 주 선제적으로 큰 폭의 조정을 거치며 단기적인 가격 부담을 일부 해소했다는 점, 외국인이 3거래일간 5조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제기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한 일부 반도체 종목이 미국 시간 외 거래에서 선방했다는 점(샌디스크 +7%대, 마이크론 +0.4%) 등은 지수 하락 시 방어 요인으로 작용하며 하방 경직성을 제공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도주인 AI 산업에 치명적인 균열이 발생하지 않았고 증시 전반의 실적 전망도 양호하다"며 "펀더멘털 상 큰 변화가 없다는 의미이므로 비관적 시나리오에 과도하게 베팅하는 것은 실익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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