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공식 고용지표 발표가 지연되는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시장이 급격하게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민간 지표들에서 해고 증가와 고용 둔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계 심리도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9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시간대학교 교수이자 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이었던 베시 스티븐슨은 인터뷰에서 "고용이 급격하게 둔화하고 있다"며 "지금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면 괜찮지만, 잃게 된다면 1~2년 전보다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발표된 고용정보기업 ADP의 10월 민간고용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4만2천명 증가했다. 이는 7월 이후 첫 고용 증가이지만, 연초 수준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고용이 가장 활발했던 부문은 무역과 운송, 공공 쪽이었으며, 전문 서비스와 정보통신(IT) 부문에서는 오히려 일자리가 줄었다.
펀드스트랫의 하디카 싱 경제 전략가는 "ADP 민간 고용 데이터를 보면 지난달 일자리가 늘었지만, 그 증가분은 AI 관련 산업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며 "투자자들은 AI 발전이 경제 성장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로 인한 생산성 증가로 기업 이익은 증가하고 있지만, 근로자에게느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 정보 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는 보고서에서 10월 중 미국의 일자리가 15만3천74개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는 10월 기준으로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일자리 감축 규모다.
특히 기술기업과 유통업체들에서 대규모 감원이 이뤄졌다.
미시간대학교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0.3으로 하락해 202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 셧다운과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가계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스티븐슨 교수는 "물가가 오르고 노동시장이 둔화하는 것은 불편한 경제의 조합으로, 소수의 엘리트만 번영하고, 나머지는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경제"라고 우려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노동시장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노동시장 건강 상태를 가늠할 통상적 지표 없이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PNC자산운용의 융유 마 수석 전략가는 "민간 데이터는 엇갈린 신호를 보이고 있으며, 연준은 최상의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를 판단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노동시장이 약화했다는 방향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며 "셧다운이 종료되고, 데이터 공개가 재개된 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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