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대통령실이 쏘아올린 내년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가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거나 결정된 것이 없다는 해명으로 일단락됐다. 추경을 포함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일반론적인 언급이었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건전재정만을 강조했다가 갑자기 추경을 언급하는 게 모양새가 좋아 보이진 않는다. 메이저사이트실이 재정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구체적인 논의도 없이 내놓았다는 점에서도 정책 혼선이라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특히 지금은 국회에서 2025년도 예산안이 한창 심사 중이다. 내년도 예산안도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 벌써 추경을 언급하는 게 시기적으로도 어색하다.

그러나 최근 윤석열 메이저사이트의 언급이나 메이저사이트실의 설명처럼 재정정책의 기조에 변화가 감지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윤석열 메이저사이트도 지난 22일 열린 '제56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서도 건전재정 기조가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고, 임기 후반기에는 양극화 타개와 경제활력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 개최된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임기 후반기에는 소득·교육· 불균형 등 양극화를 타개하기 위해 전향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확장 재정의 필요성이 거론될 때마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급증한 국가부채와 고물가 등을 방패막이로 활용했다. 그렇지 않아도 물가가 치솟은 상황에서 재정으로 돈을 더 풀면 경기부양 없이 물가만 더욱 높아질 것이란 입장이었다. 그러나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1.3% 상승하면서 2개월 연속으로 1%대 상승률에 그쳤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탓하며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는 핑계가 더는 통하지 않을 판이다.

반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에 대한 눈높이는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메이저사이트으로 당선된 이후 우리나라 경제의 하방 위험도 한층 커졌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2.0%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 2.2%에서 0.2%P 낮췄다. IMF는 트럼프 리스크 등으로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수 해외투자(IB) 기관들도 내년도 성장률로 1%대 후반을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예상보다 내년도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우려를 무릅쓰고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했다. 통화정책이 완화적인 기조로 돌아섰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강요하면서, 정부는 여전히 건전재정이란 도그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긴축적인 재정을 고집하고 있다. 이제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등 각종 정책 수단의 조합, 이른바 '폴리시믹스(Policy mix)'를 통해 최적의 정책효과를 만드는 시도가 절실하다.

민간 경제주체들이 어려울수록 대통령실이 밝힌 것처럼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취약계층이나 민생에 도움을 줘야 한다. 산업적으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 작업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선심성으로 돈을 푸는 포퓰리즘을 배격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국가부채 등을 이유로 건전재정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면서 긴축재정에 집착하는 것은 재정정책에 대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 채 재정정책의 활용법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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