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5일 서울채권시장은 간밤 미국 국채 금리 흐름을 반영하면서 강세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8bp 내린 3.8270%, 10년물 금리는 5.3bp 내린 4.2970%를 나타냈다.

미 국채 시장의 강세를 이끈 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이었다.

파월 의장은 미국 연방 하원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출석해 7월 인하 가능성을 제기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의 견해에 대한 질문에 "다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의 발언에는 어떤 식으로든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많은 경로(many paths)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기를 두고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에 따른 여러 가능성을 모두 언급하면서 다소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하려고 한 듯하다.

하원 보고에 앞서 배포한 사전 증언에서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전까지 조금 더 관망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기도 했고, 하원 증언에서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은 '많은 경로' 발언 자체를 비둘기파적으로 수용하는 반응을 보였다. 기존의 입장만을 고수하지 않고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밤 파월 의장의 상원 발언에서도 추가적으로 현재의 스탠스를 확인해볼 수 있을 듯하다.

파월 의장 이외에 간밤 공개 발언에 나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 등 주요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관세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서둘러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으며,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의 주요 소프트데이터인 콘퍼런스보드(CB)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3.0으로 전달(98.4)보다 5.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5월 반등폭(12.7포인트)의 상당 부분을 되돌렸으며, 100.0으로 상승했을 것으로 점친 시장의 예상과 완전히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다음주에 공개될 미국의 6월 고용보고서가 시장에 우호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운 듯하다.

이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점차 확대된다면 국내에도 심리가 완화되면서 다소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지만, 대내요인 등으로 인하 기대 자체는 다소 제한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 문제를 거론하면서 금융안정을 강조한 것은 시장의 경계감을 키우면서 투자 심리를 다소 제약했다.

유상대 부총재는 "물가와 경기 흐름만 보면 분명히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지만,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 때문에 시기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보다 더 강조하고 싶다"며 "그간에도 고려 요소였지만 더 큰 고려 요소가 됐다"고 밝혔다.

이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2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에 한은이 매파적인 스탠스를 띨 수밖에 없겠다는 인식을 더욱 키웠다.

시장에서는 7월 금통위에서의 금리 결정보다는 포워드가이던스와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 등에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포워드가이던스의 경우 10월 금통위까지를 포함하고 있어 상당히 열려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만, 조건부 전망임을 감안하면 금융안정을 고려해 다소 매파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날 한은은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한다.

서울 집값과 가계부채, 달러-원 환율 등 금융안정에 대한 한은 내부적인 시각도 재차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한편, 간밤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등재가 불발됐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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