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일 서울채권시장은 간밤 전해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신트라 포럼 발언을 반영하면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의 정책토론 세션에서 금리 인하 기조를 확인하면서도, 서울 집값 급등 등 금융안정 리스크에 유의해 추가 금리 인하의 속도와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우리는 현재 통화 완화 사이클에 있다"며 "현재의 성장률을 고려할 때, 당분간 완화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서울 주택가격이 매우 빠르게 오른 상황 등을 고려해 "금리 인하의 속도와 시기를 결정하는데 금융안정 위험을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금융안정과 관련해 이 총재가 더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을 우려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최근의 스탠스와 유사한 수준이었다고 판단된다.
관세와 관련해서는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낮고, 중국의 수출물가가 최근 하락하고 있으며, 국내 수요가 부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총재는 "관세가 지난 4월 2일 발표된 상호관세 26%로 돌아가고,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가 지속된다면 국내총생산(GDP)에 1% 이상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가 우리나라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 총재가 직접 구체적인 수치를 거론한 것은 거의 처음이다.
이는 오는 7월 9일인 상호관세 유예 기한이 점차 다가오면서, 시장에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단기 구간 위주로 강한 흐름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
마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간밤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호관세 유예 기한의 연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일본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30% 또는 35% 또는 그 어떤 수치든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는데, 이는 지난 4월 2일에 발표한 24%의 관세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총재와 함께 패널토론에 참석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어떤 회의도 배제하거나 직접적으로 논의 테이블에 올리지도 않을 것"이라며 "데이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달려 있다"며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그는 여름 동안 다소 높은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면서도 그보다 높거나 낮거나, 늦거나 빠를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며,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연준의 기조에 대해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가자의 확실한 다수가 올해 하반기에 다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인 공급관리협회(ISM)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으로 전월대비 0.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월 연속 업황 위축을 가리켰으나, 시장 예상치(48.8)는 소폭 웃돌았다.
이를 반영하면서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5.2bp 오른 3.7750%, 10년물 금리는 1.5bp 오른 4.2440%로 나타났다.
이날 국내 장은 외국인의 움직임에 주목도가 높을 듯하다.
전일 외국인은 모처럼 3년 및 10년 국채선물을 모두 1만4천계약 안팎으로 강하게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두 국채선물을 모두 순매수한 것은 지난달 2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10년 국채선물을 1만계약 이상 순매수한 것은 지난 4월 29일(1만4천150계약) 이후 두달여만이다.
그간 외국인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확장적 재정정책 이슈에 따라 10년 국채선물에 대해서 순매수 포지션을 다소 줄여온 바 있는데, 오랜만에 되돌아온 모습이다.
마침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약 일주일 앞두고 있다 보니 외국인의 움직임에 더욱 주목도가 높아질 듯하다.
다만 통상 외국인은 매매방향을 급하게 바꾸지 않는 특성이 있어, 며칠 더 방향성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
전일 장 막판 급격하게 강해졌던 국고채 30년물 금리에 대해서도 주시할 듯하다.
전일 국고채 30년물 지표물인 25-2호 금리는 장내에서 2.696%에 마감했는데, 종가가 2.6%대에 도달한 것은 지난 6월 2일(종가 2.646%) 이후 한 달 만이었다.
이날 급격한 되돌림이 나오지 않는다면, 2.6%대에 안착하고자 하는 심리가 나올 수 있다.
이날 개장 전 기획재정부는 6월 소비자물가를 발표한다. 5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5개월 만에 1%대로 내려온 바 있다.
오후 중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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