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크레디트물의 가산금리(스프레드)가 나날이 저점을 경신하면서 증권사 채권운용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크레디트물을 담는 일부 운용북의 경우 역마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나날이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동안 시장 훈풍을 뒷받침했던 금리 인하 강도를 두고 변화가 감지되면서 크레디트물 운용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스프레드 부담 속 녹록지 않아진 역마진 버티기

30일 채권 업계에 따르면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나날이 축소되면서 운용 기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크레디트물 금리가 하락하면서 해당 시장에서도 조달 금리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채권을 찾기 어려워지면서다.

이미 국고·통안채 운용의 역마진이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데 이어 크레디트물까지 녹록지 않아진 셈이다.

A 증권사 채권 딜러는 "크레디트 북들이 가만히 앉아서 역마진만 맞는 장이 몇주째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B 증권사 채권 딜러 역시 "조달 금리가 낮은 RP를 제외한 원금북이나 퇴직연금북의 경우 역마진에 접어든 분위기"라며 "크레디트물 금리가 많이 내려가면서 확보한 자본이익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당장 역캐리가 나는 상황이다 보니 증권사 위주로 이번 달 손익이 좀 더 안 좋아진 듯하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발행사 만기별 Credit Spread'(화면번호 4788)에 따르면 전일 3년물 'AAA' 공사채 등급 민평은 2.630% 수준이었다. 현재 동일 만기의 AA급 이상 크레디트물 등급민평이 모두 2%대에 머무르고 있다.

RP 운용의 경우 조달금리가 2.5%대 수준으로, 아직은 크레디트물 투자로도 수익을 겨냥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외의 증권사 운용 북은 이보다 높은 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운용하는 터라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금리 인하 강도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부동산 가격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면서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들지 않겠냐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이에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이득 기대감마저 옅어지고 있다.

C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금리 인하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 역마진이 나더라도 향후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는데 최근 인하 속도가 더뎌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반등한 단기 구간에도 수요는 주춤

금리 인하를 두고 달라진 기류가 감지되면서 최근 2년 이하 구간의 캐리 수익이 커지고 있는 점은 관전 요소다.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일 2년물 기준 'AAA' 은행채 금리는 국고채보다 16.6bp 높은 수준이었다. 해당 지표는 이달 초만 해도 11bp대 수준을 보였으나 차츰 반등해 현 수준까지 확대됐다.

2년물 기준 은행채-국고채 금리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

D 업계 관계자는 "2년 이하 구간의 경우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최근 확대되면서 캐리가 많이 높아졌다"며 "다시 레벨 메리트가 부각되는 시점까지 온 듯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매수세까진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기 구간의 경우 통화정책에 민감하다 보니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현재 상황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아직 수요가 잘 붙진 않는 상황"이라며 "다만 인하 시점이 다가오면 매수세가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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