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취임 이후 회사채와 지방정부채 등 각종 채권을 총 1천억 원 넘게 사들인 가운데 일부 매수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 이후 이뤄져 그 의도를 두고 뒷말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들이 인용한 미국 정부윤리청(OGE)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취임식 다음 날부터 채권 매입을 시작했다.
올해 1월 21일부터 8월 1일까지 총 690건의 채권 매수가 이뤄졌고, 규모는 최소 1억300만 달러(약 1천4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매수 대상에는 기업과 지방정부, 가스 및 상수도 관련 공공기관, 병원당국, 교육위원회 등이 발행한 채권들이 포함됐다.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 기타 일부 공직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정기적으로 정부윤리청에 일정 금액 이상의 금융 거래를 신고해야 한다. 다만 정확한 거래 규모는 보고할 필요가 없다.
정부윤리청 보고서에 트럼프 대통령의 매도는 없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채권을 소유하고 있는 곳들 중 일부는 본인의 정책이나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퀄컴(NAS:QCOM)과 T모바일US(NAS:TMUS), 홈디포(NYS:HD), 유나이티드헬스그룹(NYS:UNH)의 회사채를 각각 최소 50만 달러씩 매수했다.
특히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NAS:META)의 회사채를 최소 25만 달러 사들였는데,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면서 행사에 100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또 미국 초대형 은행(메가뱅크)인 모건스탠리와 웰스파고, 씨티그룹이 발행한 채권도 각각 최소 10만 달러어치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 매수 시점이 주목된다.
미국 3대 은행들의 채권 매수는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연준 이사 자리에 지명한 지 불과 몇 주 후에 나왔다.
NBC뉴스는 "연준이 금리를 낮추거나 높이는 것을 포함해 수많은 규제 조치를 통해 은행들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마이런이 연준 이사가 된다면 이런 규제 조치들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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