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NS에 해임 위협 사진 게재…연준에 대한 정치적 시각 드러내
우에다 BOJ 총재 "임금 상승세 확산 중"…10월 인상으로 귀결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25~29일) 뉴욕 외환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내달 금리 인하가 얼마나 확실한지를 가늠하기 위해 경제지표로 다시 시선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가 제기된 리사 쿡 이사를 실제 해임할지도 관심사다. 쿡 이사의 해임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크게 고조시킬 잠재력을 안고 있는 이슈다.
이번 주 미국의 경제지표 중에서는 마지막 거래일 발표되는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가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나온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에 기반해 시장의 컨센서스가 어느 정도 좁혀졌기 때문에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2일 잭슨홀 연설에서 7월 전품목(헤드라인) PCE 물가지수와 근원 물가지수가 전년대비 각각 2.6% 및 2.9%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개했다. 근원 물가지수의 전년대비 상승률이 2.9%로 나오면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의 최고치가 된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조심스레 열긴 했으나 확실하다고 할 만한 신호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고용 하방 위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지만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에 대한 우려도 빼놓지 않으면서 절묘한 균형 감각을 보여줬다.
파월 의장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은 상방이고 고용 위험은 하방으로, 도전적인 상황"이라면서 "우리의 목표들이 이처럼 상충될 때 우리의 프레임워크는 우리가 양대책무의 균형을 맞출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관세로 인한) 일회성 물가 수준의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잭슨홀 연설 후에도 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10% 중반대로 반영했다. 내달 금리 인하가 유력하긴 하지만 아직 기정사실로 할 정도는 아니라는 프라이싱이다.
◇지난주 달러 동향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3주 연속 하락했다. 파월 의장 발언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달러의 급락을 촉발했다.
연합인포맥스의 달러인덱스 및 이종통화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6400번, 6443번)에 따르면,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주대비 0.094포인트(0.10%) 하락한 97.749에 거래를 끝냈다.
달러인덱스는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매파적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경계감에 98.8 부근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연설을 확인한 뒤 수직 하락했다.

달러-엔은 146.949엔으로 전주대비 0.14% 하락(달러 대비 엔화 강세)했다. 2주 연속 밀렸다.
달러-엔은 한때 148엔 후반대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잭슨홀 연설 당일에만 1% 가까이 급락하며 50일 이동평균선 부근으로 후퇴했다.

유로는 달러에 대해 3주 연속 강해졌다. 유로-달러 환율은 1.17166달러로 전주대비 0.11% 상승(유로 대비 달러 약세)했다.
엔화의 상대적 강세 속에 유로-엔 환율은 172.18엔으로 전주대비 0.03% 하락했다. 3주 만에 처음으로 내렸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5260달러로 전주대비 0.19% 하락했다. 파운드는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4거래일 연속 밀린 뒤 낙폭을 크게 축소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718위안으로 지난주 대비 0.24% 내렸다. 3주째 하락했다.
◇이번 주 달러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있었던 지난 22일 장 마감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한 장의 이미지에서 쿡 이사를 '사기꾼'(The Fraudster)이라고 단정하는 한편으로 조작된 쿡 이사 사진 위에 엑스표를 칠함으로써 해임을 다시 위협했다.
이 이미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회(FRB)를 '바이든 대 트럼프'의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행사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사 지명자)을 트럼프 진영으로 묶었다.

때마침 시장 영향력이 큰 월러 이사가 28일 마이애미 경제클럽에서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에 나선다. 월러 이사가 금리 인하에 대해 적극적 의견을 개진한다면 파월 의장이 '트럼프의 사람들'에게 압박을 받는다는 인식이 부상할 수 있다.
월러 이사가 비둘기파적 색채가 짙은 발언을 내놓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쿡 이사를 정말 해임한다면 금리 인하 기대감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통령의 연준에 대한 입김이 강해지는 데 따른 우려로 인해 미 장기국채 쪽에서는 매도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
PCE 외 미국 경제지표로는 7월 신규주택판매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8월 제조업지수(25일), 7월 내구재주문과 S&P-케이스쉴러 6월 주택가격지수, 콘퍼런스보드(CB)의 8월 소비자신뢰지수(26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2차)와 7월 잠정주택판매(28일), 7월 상품 무역수지와 미시간대의 8월 소비심리지수 확정치(29일) 등이 있다.
일본은행(BOJ)이 오는 10월 금리 인상을 위한 정지 작업에 나설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잭슨홀 심포지엄 마지막 날인 23일 패널토론에 나와 "현저히, 임금 상승세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중대한 부정적 수요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노동시장은 타이트하게 유지되고, 임금에 상승 압력을 계속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9일에는 일본 도쿄 지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도쿄 지역의 소비자물가는 일본 전국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도쿄 지역의 8월 근원 CPI(신선식품 제외)는 전년대비 2.5~2.6% 올라 7월(2.9%)에 비해 상승률이 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컨센서스대로 나온다면 전년대비 상승률은 3개월 연속 낮아지게 된다.
sjkim@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