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22일 부산에서 국내 스트리밍(OTT) 업계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성사가 쉽지 않은 자리지만 최근 부산에서 열린 '2025 국제 스트리밍 페스티벌' 현장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간담회라는 명목으로 이뤄졌다.

민관이 국내 OTT 발전을 위한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

당연히 국내 OTT 업계를 살려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티빙(TVING)과 온라인카지노 롤링(Wavve)의 합병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이 양사 합병은 언제 완료되느냐고 물었고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와 서장호 대표이사는 주주동의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주주동의가 아직 끝나지 않아 합병 완료 시점을 언급하기 어렵다는 말을 에둘러 했다.

티빙과 온라인카지노 롤링의 합병을 위해서는 모든 주주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티빙의 2대 주주인 KT[030200]가 핵심 열쇠를 쥐고 있다. KT는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티빙의 지분 13.5%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회사와는 어느 정도 이야기가 돼서 동의 절차가 매끄러운 것으로 안다"면서 "KT와는 아직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과거 자사 OTT였던 '시즌'이 티빙에 흡수되면서 주주가 됐고 아직 주주동의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KT 관계자는 "티빙과 온라인카지노 롤링의 합병이 국내 OTT 업계의 발전과 KT와의 관계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 면밀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초 내놓은 공식적인 입장과 차이가 없다.

KT의 이런 발언은 아직 주주동의를 해주기 어렵다는 뜻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티빙과 온라인카지노 롤링가 합병하면 국내 OTT의 공룡으로 자리매김하는 상황에서 콘텐츠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KT가 선뜻 동의해주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티빙의 대주주 CJ[001040]ENM과 KT는 물밑에서 주주동의와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과 KT와 온라인카지노 롤링의 입장은 서로 많은 대립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장 급한 쪽은 온라인카지노 롤링다.

점유율이 떨어지는 속도와 추세를 봐도 그렇다. 최근에는 SBS 콘텐츠까지 넷플릭스 독점으로 넘어가면서 온라인카지노 롤링의 장점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더구나 온라인카지노 롤링의 탄생에는 KT와 통신 라이벌 SK텔레콤이 있다.

현재는 SK텔레콤에서 비통신분야를 떼어 내 만든 SK스퀘어가 40.5%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KT 입장에서는 온라인카지노 롤링를 살리는 합병이 달가울 리 없다. 또한 주주 동의는 정당한 주주의 권리로서 정부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옴디아(Omdia)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국내 OTT 시장 점유율은 넷플릭스가 31%, 티빙이 16%, 쿠팡플레이가 13%, 온라인카지노 롤링가 11%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국내 2위와 4위 업체가 합병하면 단순 점유율이 27%로 올라간다. 1위 넷플릭스 점유율을 바짝 쫓아갈 수 있다.

정부는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공룡 OTT가 필요하다고 본다.

국내 OTT 업체들의 점유율이 넷플릭스에 밀리는 추세가 굳어져 경쟁률을 잃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주로서의 권리를 가진 KT가 주주동의를 무작정 해줘야한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KT는 독자 OTT를 포기해가며 티빙의 주주가 된 상황에서 자신의 통신 라이벌이 탄생시킨 온라인카지노 롤링까지 구해주는 합병에는 달갑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6월 합병 심사를 통과시킨 후 올해 하반기 내내 합병 이슈가 뜨거운 감자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산업부 변명섭 기자)

국내 OTT·FAST산업 AI 혁신을 위한 현장 간담회(부산)
[출처: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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