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인공지능(AI) 관련 거품 우려를 덜어냈다는 평가지만, 월가 일부 분석가들은 데이터센터 투자 과열을 여전히 경계했다.
20일(현지시간) 월가 분석가들은 CNBC를 통해 엔비디아 실적이 AI 산업의 건강도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지만, 그 성과가 전체를 말해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많은 사람들이 안도했겠지만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엔비디아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구글, 메타를 포함한 엔비디아 고객사들이 이미 AI 칩에 대한 지출을 가속할 계획을 예고했고, 이것이 엔비디아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강한 수요가 엔비디아 관련 다른 칩 주식들에도 호재가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루리아는 "AI 버블에 대한 우려는 엔비디아의 문제가 아니다"며 "우려는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많은 부채를 조달하는 회사들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AI 칩은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데, 데이터센터는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로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 기술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증가하는 AI 수요를 충족시킬 준비를 하면서, 부채로 데이터센터 확장 자금을 조달해왔다.
루리아는 "엔비디아에 대한 우려는 실적 발표로 확실히 해소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대출하거나 차입하는 기업들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센터는 본질적으로 투기적 투자"라며 "세계가 최대 용량에 도달하고 산업 사이클(주기)이 전환되는 2~3년 후에 청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GS인터내셔널증권의 빌리 토는 "엔비디아 실적은 AI 인프라 지출의 강력한 신호"라면서도 "AI 경제가 업계 전반에 걸쳐 진정 성숙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척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업계의 안정성을 이해하려면 마이크로소프트나 어도비 등 기업들에서 AI 서비스 채택과 수익화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며 "궁극적으로 AI 붐이 지속 가능한지 여부는 실제 고객 수요와 반복적인 수익이 확인시켜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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