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달러-원 환율은 1,420원을 소폭 밑도는 레벨에서 출발해 방향성을 탐색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라는 '빅 이벤트'를 소화한 서울외환시장은 숨을 고르면서 안착할 레인지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국과 중국은 관세를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며 시장의 모든 이목을 집중시켰다.

강대강 대치를 벌이던 양국이 결국 타협점을 찾아 관세율을 대폭 낮추고 90일간의 유예 및 추가 협상 기간을 갖기로 했으므로 시장도 긴장을 늦출 수 있게 됐다.

물론 앞으로도 미중 협상 과정에서 전해질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겠지만 당장은 숨을 돌릴 수 있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간밤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 물가에 이목이 쏠린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 상승해 지난 2021년 2월 이후 약 4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상승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국을 상대로 관세를 부과한 여파가 제대로 반영된 지표가 아니라는 평가도 있지만 일단 물가가 안정 추세라는 점은 확인됐다.

마침 미국과 중국이 고율 관세 부과를 유보해 관세 전쟁으로 인한 물가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기대감도 감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높은 물가 상승률은 연준 금리 인하의 걸림돌인데 걸림돌이 그리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미중 화해로 연준의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물가까지 크게 뛰었다면 인하는 요원해졌다는 예상이 나올 수도 있었겠지만 이는 현실화하지 않았다.

102선 돌파를 눈앞에 뒀던 달러 인덱스가 전날 다시 101 아래로 내려서면서 내리막을 걷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도 물가 지표가 나오자 인플레이션은 없으므로 금리를 내리라고 재차 압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너무 늦는(Too Late)' 사람으로 지칭한 것은 덤이다.

앞서 파월 의장은 외부 압박과 무관하게 통화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연준도 금리 인하 환경이 마련됐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무르익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금리 인하 시점을 재촉하게 하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논리에 시장 참가자들이 동의하고 글로벌 달러화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달러-원도 하단을 탐색하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아시아 통화의 동향도 중요하다.

최근 원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위안화와 대만달러화가 급격한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 주목된다.

대만달러화는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고 위안화는 강세 흐름인 가운데 인민은행의 달러-위안 기준환율 고시를 지켜봐야 한다.

수급 측면에서는 최근 시장 변동성이 워낙 큰 까닭에 오르면 수출 업체 네고 물량이 나오고 내리면 해외 투자 환전 수요, 결제 수요 등 실수요에 기반한 매수세가 언제든 유입될 수 있는 분위기다.

뚜렷한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는 수급이 장중 흐름을 좌우할 수 있어 보인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밤 1,414.2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3.0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16.00원) 대비 1.20원 오른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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