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증권 "AMD·브로드컴·마벨 부각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인공지능(AI) 훈련용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만드는 엔비디아가 AI 추론시장 개화와 함께 장악력을 일부 잃을 것으로 분석됐다. 고객사 수요가 엔비디아 경쟁사인 AMD의 GPU와 ASIC(주문형 반도체)로 다변화된다는 전망이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26일 'Non-Nvidia 진영의 약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의 장악력이 추론 시장의 개화와 함께 약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훈련에 적합한 GPU를 판매하는 엔비디아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이라고 불리며 시대적 전환을 이끌고 있다. 엔비디아는 우수한 GPU 하드웨어로 AI 반도체 생태계를 장악했고, CUDA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생태계에 견고한 울타리를 쳤다.
CUDA는 개발자의 프로그래밍언어를 번역해 엔비디아 GPU에 전달하는 수단으로, CUDA에 익숙해진 AI 모델 개발자는 다른 회사의 GPU로 갈아타지 않게 된다. GPU 경쟁사인 AMD는 CUDA를 대체할 ROCm이라는 플랫폼을 구성했으나 점유율 확보에 실패했다.
LS증권은 "GPU 수요처가 여전히 공급업체 다변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AMD의 경우 AI 메모리 반도체인 HBM4를 탑재할 MI400에 대한 로드맵을 공개하며 향후 점유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또한 GPU 수요처는 AI 훈련용인 GPU를 넘어 AI 추론에 적합한 ASIC를 원하게 될 전망이다. ASIC를 공급하는 업체는 브로드컴과 마벨 등이다.
AI가 수많은 강아지 이미지를 학습해 강아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배우는 게 훈련이라면, 강아지 이미지를 보고 '이것은 강아지'라고 식별하는 게 추론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답을 추론해 생성하는 챗GPT가 하나의 사례다.
LS증권은 "최근 들어 논-엔비디아(엔비디아가 아닌 기업) 진영이 부각되는 이유는 2026년부터 추론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벨은 2028년 ASIC 시장 규모에 대한 전망을 43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강한 수요를 예상했다.
이어 LS증권은 "추론 영역에서는 이미 훈련을 통해 개발된 AI 모델을 활용하는 만큼 (개발에 쓰이는)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CUDA라는 경제적 해자가 약해질 수 있는 셈이다.
AMD·브로드컴·마벨 등 논-엔비디아 진영의 약진은 SK하이닉스 같은 HBM 공급업체의 고객사 다변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LS증권은 "고객사 다변화로 인한 HBM 공급업체의 수혜를 예상한다"며 "소재·부품·장비 종목 중에서는 주요 HBM 고객사를 다수 확보한 반도체 장비업체 한미반도체와 ASIC 성장이라는 호재를 누릴 반도체 테스트 업체 ISC의 수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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