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국내업체 점유율 회복도 제한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신영증권이 2차전지 업종에 대한 단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미국 내 정책 불확실성과 유럽 내 국내업체 점유율 회복 불확실성 때문이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30일 '다소 긴 터널, 느린 충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조정했다. 향후 12개월 동안 2차전지 업종 주가가 위 또는 아래로 10% 움직일 것으로 보이면 중립 의견을 제시한다.
현재 미국에선 감세법안 추진 중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정안이 제시됐다. IRA에 담긴 친환경산업 지원금을 줄이거나 없애는 게 골자다. 친환경 인센티브 정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중 미국 상하원 모두 전기차 소비자 보조금 폐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 둔화가 점쳐지는 대목이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정책 리스크는 이미 주가에 일정 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실적 추정치의 추가 조정 여지가 잔존한 점이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SS(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기대감은 전기차 관련 우려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미국 ESS 시장에서 중국 관세를 피할 목적의 공급망 재편과 대체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가 미국에서 ESS용 배터리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호재다.
유럽의 경우 한국 배터리 업체 점유율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유럽 시장은 중국 배너리 업체의 현지 생산과 완성차 업체의 LFP(리튬인산철) 기반 신차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한국 업체의 점유율 반등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LFP는 중국 배터리 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제품이다.
그러면서도 "2026년 전후로 한국 업체의 LFP,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 양산이 시작되고 역내 생산 기준도 활성화됨에 따라 중국산 배터리 수출 여건이 점차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요인들은 주가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은 니켈 함량이 중간 정도로 하이니켈보다 안정성 높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뜻한다. 고전압 충전이 가능한 미드니켈은 에너지밀도와 안정성이 강점이다. 국내 업체는 NCM 배터리 기술에 뛰어나다. 또한 유럽에서 높은 친환경성·지속가능성 생산기준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중국 업체의 유럽 수출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
그럼에도 박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 대한 리스크가 주가에는 더욱 크게 반영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두 요인 모두 단기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기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신영증권은 2차전지 관련주 중 LG에너지솔루션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목표주가는 40만 원이다.
박 연구원은 "LG엔솔이 선제적으로는 미국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해 중국 공급망이 대체되는 과정에서 혜택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받을 전망이며, 하반기에는 고전압 미드니켈, LFP 배터리 양산 시작과 함께 2026년 유럽향 판매 환경도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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