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때와 분위기 달라져"
"미국 지도층, 고관세 효과 신뢰…韓기업, 체질 강화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0일(현지시각)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소나기를 피했다"고 표현했다.
일단 급한 불을 껐지만 언제 다시 관세 이슈가 부상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담긴 말이다. 여 본부장은 지난 6월 중순 이재명 정부의 첫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된 후 한 달 반 동안 여러 차례 한미 양국을 오가며 대미 협상에 나서왔다.

여한구 본부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관세 협상 타결 후 산업부 기자단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1기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참여했었지만, 이번엔 그때(트럼프 1기)와도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국 지도층에 관세를 높이 부과하면 많은 해외 기업들이 인센티브 없이도 미국에 투자할 거라는 생각이 주류로 자리 잡고 있었다"면서 "이번 협상 타결로 대미 수출의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글로벌 통상환경의 구조적 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어찌 보면 우리가 소나기를 피한 것"이라는 발언도 남겼다.
여 본부장은 "앞으로 3~4년 동안 안정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을지 (확언할 수 없다)"며 "우리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미국 관세 정책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안주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점차 보호주의가 확대되고 비관세 장벽에 대한 압박이 계속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계무역(WTO) 같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수출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앞으로 구조적 변화에 대한 근본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 본부장은 이번 협상 타결까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10번,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는 6~7번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분수령'이 여러 번 있었다. 러트닉 장관의 뉴욕 사저에 방문한 것부터 스코틀랜드에 간 것 모두 중요한 계기였다"면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방미로 '올 코트 프레싱'을 하며 화력을 집중한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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