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00명 등 닷새째 구금…조만간 귀국길 오를 듯
공장 건설·양산 지연 가능성↑…"내년 판매량에 부정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 회사) 건설 현장에 최고인사책임자(CHO)를 급파하는 등 구금자 석방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전세기를 보내 우리 국민 300명의 일괄 귀국을 추진한다. 대한항공은 이르면 9일 이들을 태울 전세기를 미국에 띄울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 당국과의 최종 합의를 위해 8일 저녁 워싱턴으로 떠났다.
정부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의 적극적인 대처로 HL-GA 배터리 회사 건설 현장에서 구금된 인원들이 조만간 귀국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미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이 촉발한 이번 구금 사태로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워싱턴에 방문 중인 조현 장관은 이르면 이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직무대행과 만나 구금자들의 재입국 제한 등 불이익 배제 문제를 최종 협의한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이 지난 4일 HL-GA 배터리 회사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475명을 체포, 구금한 지 닷새 만이다. 이중 한국인 직원은 LG에너지솔루션 소속 47명과 설비 협력사 소속 250여명 등 약 300명이다.
한국 정부는 이들을 추방 아닌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시키는 방향으로 미 측과 협의 중이다. 이르면 오늘 중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이번 사태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공장 건설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언제 재개할지 여부는 미정이다. 공장 설립 및 양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현대차[005380]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3년 5월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세우기로 뜻을 모았다.
연산 30기가와트시(GWh), 전기차 약 3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프로젝트다. 양측의 지분 구조는 5대5다.
2023년 하반기 짓기 시작해 올해 말 완공, 내년 초 양산에 돌입하는 일정이었다. 양사 투자 금액만 5조7천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에 공사가 중단되며 계획했던 일정이 틀어지게 됐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해당 공장은 올해 연말 완공돼 내년 초 양산이 예상됐으나 공사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GM에 집중된 북미 판매량을 다각화하고 첨단 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취에도 긍정적이었던 프로젝트의 지연으로 내년 판매량 증가에 다소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해당 공장 외에 미국 내 다른 사업장 출장자들에도 비자 종류에 따라 귀국(전자 여행 허가·ESTA), 혹은 숙소 대기(B1) 지침을 내린 상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대미 사업 계획을 수정하거나 아예 새로 짜야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과 같은 상황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미국이 ESTA와 B1 비자로 입국한 한국인의 공장 건설을 문제 삼은 만큼 궁극적으로 비자 이슈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재계 관계자들은 전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경제인협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대미 투자 기업 간담회'에서 한국인 전용 취업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취득 조건이 까다롭고 심사에 수개월이 걸리는 전문직 비자(H-1B)나 주재원 비자(L-1) 비자 대신 한국인 전문 인력 취업 비자(E-4) 쿼터 신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조현 장관은 "E-4(비자)나 한국인 전용 쿼터 확보, 또는 이 두 개를 다 합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협상해보겠다"고 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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