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트레이더들이 싱가포르 소재 매크로 헤지펀드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2일 채권시장과 링크트인 등에 따르면 최경진 전 도이체방크 서울지사 트레이딩 부문 대표는 지난 4월 다이먼아시아 캐피탈(Dymon Asia Capital)의 포트폴리오 운용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대표는 씨티와 JP모건에서 채권 트레이더로 활약하다 도이체방크에서 채권·스와프 거래를 오랫동안 총괄한 서울 채권시장의 베테랑이다.

그가 이직한 다이먼 아시아캐피탈은 아시아에 집중해 성과를 내는 매크로 헤지펀드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특화한 매니저들로 구성돼 있으며, 제약이 없는 액티브 운용에다 퀀트 접근법 등을 전략으로 적용하는 곳으로 전해진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출신으로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은 한 임원도 작년 말 싱가포르 매크로 헤지펀드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 3월에는 국내 증권사에서 RP 운용을 거쳐 채권 구조화운용을 담당했던 인력이 싱가포르 매크로 헤지펀드로 이직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싱가포르 헤지펀드로 이직하는 국내 채권 운용역이 늘어난 것은 최근 원화채에 대한 외국인 관심이 커진 것과 관련 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매크로 헤지펀드가 최근 올린 채용공고를 보면 아시아에서 채권과 외환에 특화한 스페셜리스트를 원한다며 특히 한국에서 여러 자산 거래가 가능한 사람을 원한다고 명시해놨다.

국내 증권사의 한 임원은 "최근 싱가포르 헤지펀드에서 한국 트레이더들을 많이 찾는다"며 "금리 등 우리나라 자산을 트레이딩 해야 하는데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채권시장은 아시아에서 유동성이 뛰어나 외국인의 투자 선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연합인포맥스 금감원 외국인 보유 원화채 잔액(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외국인 보유 잔액은 지난 9일 약 312조원으로 1년 전 약 261조원보다 급증했다.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싱가포르를 하나의 투자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며 "많은 국내 채권 운용역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홍콩에서 일하던 한국계 인력이 싱가포르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홍콩에서 일하던 한국계 인력도 주식을 제외하면 싱가포르로 많이 넘어갔다"며 "싱가포르에 매크로 헤지펀드가 워낙 많다 보니 채권 환 트레이더들이 셀 사이드에서 바이 사이드로 자연스럽게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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