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만큼 중요한 기관의 독립성에 대한 공격…올해 들어 직원 20% 줄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맥엔타퍼 박사께: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하여 노동통계국(BLS)에서 귀하의 직위가 즉각적 효력으로 종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귀하의 봉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달 1일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 공개 직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된 에리카 맥엔타퍼 전 BLS 국장이 백악관 인사실로부터 받은 해임 통보 이메일은 단 두 문장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임 지시를 발표한 뒤 이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하는 기자의 연락을 받고 나서야 그는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고, 직후 이메일함에서 백악관이 보낸 이메일을 발견했다.
16일(현지시간) CNN과 폴리티코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맥엔타퍼 전 국장은 이날 자신의 모교인 바드칼리지 강연에서 해임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솔직히 나는 내가 해고당했다고 믿지 않았다"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토로했다.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백악관의 경제 자문들과 노동부의 고위 관료들과 가졌던 회의에 대해서는 "테이블 주변의 표정들이 침울했다"면서 "나는 7월 수치로 넘어가기 전에, 수정치들에 대해 질문이 있는지 물었다. 아무도 없었기에 우리는 계속 진행했다"고 말했다.
당시 고용보고서는 7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폭(+7만3천명)이 부진하게 나오기도 했지만, 이전 두 달 증가폭이 총 25만8천명이나 하향 조정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임명된 맥엔타퍼 전 국장의 통계 조작이라며 격분했다.
맥엔타퍼 전 국장은 하지만 그날 발표에 앞서 노동부 장관에게 "보고가 늦는 기업들 사이에서 고용 증가폭의 마이너스 편향이 나타나는 것은 드문 사건이 아니며, 전례가 없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다른 고용 관련 지표들이 견조하기에 반드시 경기침체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울러 "당신이 좋아하지 않는 데이터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수석 통계학자를 해고하는 것은 심각한 경제적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아르헨티나와 그리스, 터키 등을 사례로 거론했다. 이 나라들은 "경제 통계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인해 경제위기가 심화하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졌고, 차입비용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맥엔타퍼 전 국장은 더 나아가 자신에 대한 해고는 "경제 안정에 있어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만큼 중요한 기관의 독립성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심각한 경제적 결과를 초래하지만, 그들이 아무런 경고도 없이 이랬다는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어 자신의 18개월 임기 동안 BLS는 수년간 이어져 온 예산과 인력 부족, 응답률 하락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면서 연방정부의 채용 동결 여파에 올해 들어 직원 수가 20%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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