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의 취임 선서.
사진 제공: 연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역할을 하다 통화정책 결정자가 된 스티븐 마이런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이사는 취임 선서부터가 기존 이사들과 남달랐다.

연준 이사의 취임 선서는 보통 의장 앞에서 하는 게 관행이지만 마이런 이사는 판사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오전 연준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마이런 이사는 제11 연방순회항소법원의 엘리자베스 리사 브랜치 판사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임기를 시작했다. 브랜치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때인 2018년 임명된 인물이다.

연준이 기록으로 남긴 사진들을 보면, 현재 재직 중인 다른 5명의 연준 이사는 모두 파월 의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2020년 12월 취임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팬데믹 사태라는 점을 감안해 화상으로 취임 선서를 했지만, 화면상으로라도 파월 의장을 마주했다.

2022년 5월 리사 쿡 연준 이사의 취임 선서.
사진 제공: 연준.

화상으로 이뤄진 2020년 12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의 취임 선서.
사진 제공: 연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가운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카드'로 동원된 마이런 이사는 사실 다른 연준 고위 관계자들에게 불편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날 주요 외신들은 마이런 이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통보에 맞서 싸우고 있는 리사 쿡 이사와 함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하게 됐다는 점을 일제히 거론했다.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이사들은 FOMC 테이블에 연차 순으로 앉으며, 가장 연차가 높은 사람이 의장의 바로 왼쪽에 앉는다"면서 "마이런은 리사 쿡과 같은 모서리에서 가운데 한 자리(마이클 바)를 두고 쿠글러의 자리(테이블 오른쪽 끝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미라오스 기자가 엑스 계정에 올린 FOMC 회의 사진.

'트럼프 저격수'로도 불리며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 관계인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마이런은 도널드 트럼프의 양말인형(sock puppet)이 되기 위해 거기 있는 것"이라면서 마이런 이사는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직을 포기한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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