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예금보험공사가 예금보험기금에서 운용할 수 있는 외국 국채의 신용등급을 'A' 등급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채권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해 운용의 여유를 두고자 한 것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여유자금운용규정 개정을 통해 운용 가능한 외국 국채의 신용등급을 현행 'AA' 등급에서 'A' 등급 이상으로 정했다.

예보는 현재 해외 채권 중 미국 국채만 투자하고 있으며, 운용 가능한 외국 국채도 미국 국채만 허용하고 있다. 자산운용지침(IPS)에서 미국 국채에 한해 외국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정했기 때문이다.

다른 주요국에 투자할 수 없음에도 허용 신용등급을 'A' 등급까지 낮춘 배경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자리한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5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인 'Aaa'에서 'Aa1'으로 하향했다. 이에 미국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등 국제 신평사로부터 최고 등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정부부채 부담이 지속해서 늘어났고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예보는 추가 신용등급 하향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

미국채가 'AA'급에 미치지 못할 경우 IPS 상 이를 모두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예보는 외국 국채의 신용등급이 기준보다 하락하거나 이에 대한 우려로 유통수익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 신규 매입을 제한하거나 보유 외국 국채를 매각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이를 사후 보고 할 수 있게 규정을 명문화했다.

최근 들어 피치가 프랑스의 신용등급도 'AA-'에서 'A+'로 하향했던 만큼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혹시 모를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이다.

예보는 지난 2021년부터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를 활용해 미국 국채 투자를 시작했다.

미국 국채 투자 자산은 지난 2023년 534억원에서 지난해 2천998억원까지 빠르게 증가했고, 올해 2분기까지 약 5천600억원 규모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예보도 첫 OCIO 당시 국내 채권과 해외 채권을 혼합해 운용을 맡기던 것과 달리 내년은 해외채권 운용사 풀을 별도로 구성해 자금을 굴린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예보기금의 평잔은 18조5천973억원으로 예치금 2조1천941억원, 채권 15조2천195억원, 머니마켓펀드(MMF) 1조1천837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미국 신용등급이 한차례 하향되면서 향후 운영 과정에서 혹시 모를 강제 매도의 변수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며 "운영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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