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증권맨'의 전문성·네트워크 강점…"어항 키워 업권 간 상생 이끌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가 '자본시장 중심의 금융 체제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38년간 현장을 누빈 '정통 증권맨'인 그는 자본시장을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은행 중심에서 IB로"…경제 구조의 패러다임 전환

황 당선인이 내건 핵심 비전은 '투자은행(IB) 중심의 자본시장 대전환'이다. 그는 그간 한국 금융이 은행 위주의 안정적 성장에 치우쳐 있었다고 진단하며 이제는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자본시장이 국가 전략 산업의 핵심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어항론'을 통해 업권 간의 갈등보다는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작은 어항에서는 물고기들이 싸우지만, 큰 어항을 만들면 생태계가 함께 자란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종합투자계좌(IMA) 및 발행어음 인가 활성화, 위험가중자산(RWA)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증권사가 혁신 기업에 자금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황 당선인은 협회의 역할을 기존의 수동적인 정책 전달자에서 능동적인 '해결의 엔진'으로 재정의했다.

그는 "문제가 생긴 뒤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며 마틴게일배팅당국과 협회 간 상시 정책 협의체를 신설해 정책 설계 단계부터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회원사들의 요구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즉각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이지 액세스(Easy Access) 시스템' 개편을 통해 협회 문턱을 낮추고 소통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형 '401K' 도입…장기 투자 문화 정착 주력

국민 노후와 직결된 퇴직연금 제도 개선은 황 당선인이 꼽은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그는 미국의 '401(k)'나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단기 투자에 치우친 국내 투자 문화를 장기·간접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장기 투자 세제 혜택 확대 등 정책 패키지를 정부와 국회에 적극 제안하여,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 자산이 증시와 연금 시장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황 당선인은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마틴게일배팅 환경의 빠른 변화에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표했다. 그는 "보수적인 일본조차 100km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우리도 변화에 맞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 제고를 촉토했다.

아울러 그는 "연임은 없으며 퇴임 후 고문료도 일체 받지 않겠다"며 사심 없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협회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987년 신영증권 입사 후 사장까지 오른 '원클럽맨'이자 '여의도 사장단' 회장으로서 쌓아온 신망이 향후 당국 및 국회와의 협상에서 큰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 당선인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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