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국채금리가 20년물 입찰 부진을 계기로 크게 상승하면서 전문가들은 채권 자경단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월가 채권 전문가들은 지난 며칠간 공화당 주도의 감세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에 불안감을 키웠다. 경제학자들이 수년간 경고해 온 미국의 장기적인 재정 적자 추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최고투자전략가는 "채권 자경단은 미국 부채의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감세 법안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 자경단은 채권 매도와 금리 상승을 통해 당국 정책에 항의하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미국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26일부터 의회가 메모리얼데이(현충일) 휴회에 들어가기에 앞서 트럼프 감세안 연장·확대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하나의 아름다운 법안'(메가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목표에 따라 하원 처리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야데니는 "워싱턴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더 의미 있는 조처를 하지 않으면 정말 큰 위험에 처할 것이란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대 5%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는 채권시장과 채권 자경단을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라고 인식한다"고 덧붙였다.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선임 전략가는 "채권 자경단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 매파'라고 주장하면서도 5조 달러 규모의 감세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을 시장은 안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간밤 미국 재정적자 우려 속에 치러진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부진한 수요가 확인되자 장기물의 약세가 심화했다.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시장이 주목해 온 4.5%, 5% 레벨을 각각 상향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감세법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재정 우려가 심해진 것이 장기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최근 일본과 독일의 장기 국채 금리가 뛰어오르며 투자자들의 금리 눈높이가 높아지기도 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미국 자산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악화한 것도 해외 투자자의 미 국채 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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