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면 영업이익 더 많이 증가하는 '영업 레버리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28일 공시한 약 22조8천억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은 매출액 확대분 이상으로 파운드리사업부의 손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대형 기업과 체결한 이번 계약은 2025년 7월 24일 시작해 2033년 12월 31일 종료된다. 햇수로 따지면 대략 8년 반이다.

달러화로 표시한 계약 금액은 총 165억달러다. 이를 8년 반으로 나누면 연간 매출액 기여분은 약 19억달러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만의 영업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는다. 다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작년 매출액은 124억달러 안팎이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9억달러였다.

계약 기간 동안 매출액을 균등하게 인식하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매출액이 크게 변동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이번 대규모 공급 계약을 통해 2033년까지 연간 매출액이 약 15% 증가한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사업장
[출처: 삼성전자]

주목할 점은 고객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제작하는 파운드리가 고정비가 큰 장치 산업이라는 사실이다.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팹) 하나를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만 수십조원에 달한다. 매출액 변화에 따라 영업이익 변동 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구조다.

그간 파운드리사업부가 적자를 냈던 이유도 영업 레버리지 때문이었다. '숨만 쉬어도' 발생하는 고정비가 많다 보니 팹리스 고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 타격이 컸다.

이번 거래를 계기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빅테크 고객을 추가 확보한다면 손익을 더욱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아울러 내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신규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앞두고 이 같은 낭보가 정해진 것도 고무적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이 공장을 2024년 하반기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가동 시점을 내년으로 미뤘다.

한편,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사실을 공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는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매출액의 5% 이상일 때 공시 의무가 부과된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 작년 매출액(약 300조원)의 7.6%에 해당해 공시 대상이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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