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만으로도 우리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실제 관세가 부과되지 않더라도 부과 위협 및 이에 따른 불확실성 자체가 경제를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1일 내놓은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우리 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자체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0.13%포인트(p)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관세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역경로와 금융경로, 불확실성 경로로 구분할 수 있다.

무역경로는 실제로 부과되는 관세로 인한 수출 감소 영향, 금융경로는 관세로 인해 금융여건이 긴축되는 데 따른 효과, 불확실성 경로는 관세 위협에 따른 심리 위축 등의 영향이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악영향을 놓고 볼 때 무역경로가 0.23%p로 가장 컸고, 다음이 불확실성 경로로 0.13%p 악영향을 미쳤다. 금융경로의 악영향 0.09%p보다 불확실성의 부정적 영향이 컸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가전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 최종적으로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더라도 이를 우려한 기업의 생산 축소 등이 진행되면서 경제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은 트럼프 2기 시작 이후 급등했다가 최근 주요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로 상당폭 낮아진 상황이다. 다만 트럼프 1기 때와 비교해도 여전히 높다.

미국 언론매체 기사와 미국 의회예산국(CBO) 보고서, 필라델피아 연준의 전문가 대상 경제전망 서베이자료 등을 토대로 산출하는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 지수(Trade Policy Uncertainty)'는 통상 제로(0)수준에서 머물다 트럼프 대통령 1기인 2019년 8월에 약 2천 수준까지 올랐다. 올해 4월에는 8천까지 치솟았다가 8월에는 2천700부근까지 낮아졌다.

한국은행

한은은 현재 수준의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유지될 경우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에는 0.16%p 정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8월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못하고, 내년으로 지연됐을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은 올해 0.17%P, 내년 0.27%p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한은은 진단했다.

한은은 또 트럼프 임기 내내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에는 내년 성장률에 0.34%p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그런만큼 현재 미국과 큰 틀에서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세부적인 측면의 불확실성 등을 줄일 필요가 있다 강조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와 관련한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향후 재차 증대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세부적인 측면에서 양국 간 긴밀한 통상 협의를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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