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있는 매수 아니야…상황 바뀌면 바로 꺾일 수 있어 조심스러워"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3,4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증시 상승을 이끄는 외국인 투자자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이 계속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가 한국 증시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회복보다는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에 대한 '심리적 기대감'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추세적인 흐름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원 가까이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코스피를 3,400선 위로 끌어올리는 주역이 됐다.
이 같은 외국인의 강력한 매수세에 대해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추세적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애매하다"면서도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떨어졌다가 '다시 한번 믿어볼까'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한국 증시를 외면했던 외국인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 의지를 확인하고 일단 시험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는 "뭔가 자신만만하게 사지는 못하는 느낌"이라며 현재의 매수세가 견고한 확신에 기반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증시 상승은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하는 등 정책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최 센터장은 "법안 자체가 증시 상승에 미치는 직접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재의 랠리는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보다는 정책 기대감이 빚어낸 투자 심리 호전의 결과물이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그는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심리에 기댄 상승장은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 센터장은 "심리적인 영향이다 보니, 예상과 다른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매수세가) 바로 꺾일 수도 있다"며 "그런 이유에서 나 역시 약간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일단 기본적으로는 코스피가 3,500선까지는 계속 도전해볼 것으로 생각한다"며 단기적인 상승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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