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이달 4천억 순매도
금융지주·삼전·방산 위주 차익실현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올해 들어 코스피를 사들이던 연기금이 변했다. 코스피가 3,000에 다가서면서 순매도 기조로 돌아섰다.
코스피 상승분으로만 국내주식 목표 비중에 임박하자 선제적인 재조정(리밸런싱)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연합인포맥스 매매종합(화면번호 3300)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주식을 4천177억원어치 팔았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올해 3월 5일까지 42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14년 만에 최장 순매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순매수 행진을 멈춘 이후로도 지난달까지 코스피를 순매도한 날은 16영업일에 그친다. 특히 3월 28일부터 재차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19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사들였다.
그 결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연기금이 코스피에서 총 순매수한 금액은 6억2천339억원에 달했다.
국민연금공단을 포함한 연기금이 코스피를 사들인 이유는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주식 보유비중이 12.3%(150조9천억원)로, 올해 말 국내주식 목표비중인 14.9%를 한참 하회했다.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범위보다도 낮아진 것이다.
국민연금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벗어나더라도 SAA 허용범위 내 있으면 목표 비중으로 간주한다. 국내주식 SAA 허용범위는 3%포인트다. 즉 12.4%까지는 용인한다.
추가로 전술적자산배분(TAA) 허용범위도 2%포인트 있긴 하지만 일차적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SAA 허용범위인 12.4%보다도 낮아질 경우 SAA 허용범위 내에 있도록 기금운용본부 판단하에 조정(리밸런싱)을 실시하게 된다.
하지만 이달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코스피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코스피 상승분으로만 국내주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전일 코스피는 지난 3월 말보다도 26.12%가 오르며 3,129.09에 장을 마감했다. 국민연금이 3월 말 이후 순매수한 수량을 배제하더라도 코스피 상승분으로만 국내주식 목표비중이 14% 후반대까지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주식 목표비중 안팎 수준이다.
SSA 허용범위가 있긴 하지만 매년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0.5%포인트씩 줄여나가고 있는 연기금 입장에서는 지금부터 리밸런싱을 하며 국내주식 보유비중을 목표비중 선으로 맞출 필요가 있다.
연기금은 코스피가 2,800선을 넘긴 지난 9일부터 코스피 순매도 기조로 돌아선 뒤 3,000선에 가까워진 지난 16일부터 본격적으로 코스피를 순매도하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와 방산, 원전 등 올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던 종목을 위주로 차익실현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KB금융은 가장 큰 규모인 1천379억원을 순매도했고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 메리츠금융지주는 각각 508억원, 377억원, 344억원 팔았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1천145억원어치를 팔았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165억원어치 순매수한 것과는 상반된다.
그다음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825억원)에 이어 현대로템(791억원), 두산에너빌리티(731억원), 한화시스템(636억원), HD현대미포(554억원), LIG넥스원(542억원) 순서로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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