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룰' 바뀌었으니 이제 시장 플레이어가 나설 때"

"자사주는 주주환원용…'소각으로 경영권 위협' 주장 잘못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도입한 개정 상법이 이달 시행되며 한국 자본시장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상법 개정을 계기로 주주권 행사에 적극적인 행동주의 펀드가 활력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해외 펀드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국내 펀드가 이러한 흐름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의 사정을 잘 알고 평판에도 민감한 국내 펀드가 한국 최고 온라인카지노 추천 거버넌스 개선에 적임자라는 이유에서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ESG운용부문 대표(부사장)
[출처: 트러스톤자산운용]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ESG운용부문 대표(부사장)는 30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이 부사장은 상법 개정으로 한국 최고 온라인카지노 추천의 이사들이 소수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의사결정을 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법이 바뀌었으니 이제는 투자자가 전면에 나서 주주관여 활동과 판례를 쌓아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적대적인 방식보다는 우호적인 대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봤다.

이 부사장은 해외 행동주의 펀드와 비교해 자금력이 열세인 국내 펀드가 한국 최고 온라인카지노 추천 거버넌스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기금 등 공공기관 투자자들이 전향적으로 출자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집중투표제 도입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분리 선출 감사위원 확대 등 추가 상법 개정에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아래는 이성원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 상법 개정이 국내 자본시장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나.

▲ 우리나라 자본시장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문제는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은 이사회가 모든 한국 최고 온라인카지노 추천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이사회가 과거 상법상으로는 회사의 이익에만 충실하면 됐다. 소수주주의 이익을 무시해도 처벌받지 않은 대법원 판례가 있었다. 사실 회사의 이익이라는 것은 지금까지 대부분 대주주의 이익이었다. 주주대표소송처럼 (일반주주가) 할 수 있는 것도 실효성이 없었다. 이제 상법이 개정됐기 때문에 이사회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사외이사들이 소송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소수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의사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다. 한 번 더 고민할 것이다.

-- 상법 개정 다음으로는 무엇이 중요할까.

▲ 상법 개정은 게임의 룰이 바뀐 것이다. 게임의 룰이 바뀌었으니 이제 우리 같은 자산운용사나 연기금, 소수주주 같은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나서야 한다. 이제 (소수주주 이익 침해 행위에 대해) 소송을 할 수 있게 됐고, 승소 확률이 높아졌다. 법이 바뀐 뒤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른 후속 조치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만 제대로 운용해도 기관들이 한국 최고 온라인카지노 추천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응할 수 있다.

-- 상법 개정으로 행동주의 펀드의 전략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 행동주의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우호적 전략부터 적대적 전략까지 있다. 이번에 상법이 개정되면서 한국 최고 온라인카지노 추천 입장에서는 자신을 압박하는 수단이 많아졌다. 옛날처럼 버티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큰 방패막이 하나 없어진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와 한국 최고 온라인카지노 추천 간의 대화가 더 순조로워질 수 있다. 이제 소수주주를 무시하면 민사·형사 소송을 당할 수 있어서다. 우호적인 방식의 행동주의가 더 활성화될 수 있다. 공개적인 캠페인을 하면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미국도 소수를 제외하면 공개 캠페인을 잘 안 한다.

-- 상법 개정을 계기로 해외 행동주의 펀드들도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될까.

▲ 당연하다. 우리가 행동주의 하기에 용이한 여건이 됐다고 본다면 외국 투자자도 똑같이 볼 것이다. 다만 국적을 짚을 필요가 있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에는 여러 제약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규모다. 공적 연기금이 행동주의 펀드에 자금 배정을 하지 않고 있다. 대한국 최고 온라인카지노 추천에 행동주의를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 시가총액 100조원 한국 최고 온라인카지노 추천이면 1% 사는데 1조원이 들어간다. 지금은 단일 펀드로 500억원을 넘기가 쉽지 않다. 지금 상태 같으면 자금력이 어마어마한 해외 행동주의 펀드가 국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시장은 열렸는데 정작 우리 한국 최고 온라인카지노 추천의 사정을 잘 알고, 평판 리스크도 챙기는 국내 펀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해외 펀드는 국내 펀드보다 한국 최고 온라인카지노 추천에 적대적이고, '치고 빠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해외 펀드들이 일본의 성공 사례를 봤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다. 연락이 많이 온다. 연기금과 공제회에서 국내 행동주의 펀드 출자를 전향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 국내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연기금 및 공제회의 자금 집행이 늘어나려면 어떤 문제가 해결돼야 하나.

▲ 그동안 연기금 등 공공기관이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자금 집행을 하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이런 유형의 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이 때문에 이런 유형의 펀드를 선발하는 기준도 없고 프로세스도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이제 상법 개정 등 사회적 여건 변화에 따라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이런 프로세스가 안 돼 있어서 자금 집행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들 기관의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자금 집행이 늘어나려면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 선정과 관련한 내부 프로세스가 우선 정비돼야 한다. 지금이라도 이 부분과 관련해 기관별 내부 지침 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분리 선출 감사위원 확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추가로 논의되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 다 필요하다. 집중투표제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를 뽑듯이 소수주주에도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지금 같은 대주주 승자독식 구조를 바꿀 수 있다. 소수주주도 회사가 잘 되는 것을 원한다. 뛰어난 경영자가 잘하고 있으면 소수주주가 오히려 밀어준다. 소수주주는 바보가 아니다.

--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경영권을 위협한다'는 재계의 주장은 어떻게 보나.

▲ 출발이 잘못됐다. 자사주는 원래부터 경영권 방어를 위해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환원 목적으로 취득하는 것이 맞는다. 따라서 자사주가 소각되면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어진다고 하는 재계의 주장 자체가 잘못됐다. 그런데도 일부 한국 최고 온라인카지노 추천이 그동안 편법으로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해왔기 때문에 이번에 자사주 의무 소각 조치가 나온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조치라고 봐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최고의 경영권 방어는 경영을 잘해 주가를 올리는 것이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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