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경제 살린다고 비판하지만 지금은 검토할 수밖에"
"너 먼저 죽어라 버티면 석화기업 다 죽을 수 있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재정 지출이 불가피하며, 취약한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 실장은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재정으로 경기 위축을 해소하겠다는 대통령실의 기조가 2차 추경인지 국채 발행인지를 묻는 말에 "재정으로만 경기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재정을 빼고 경기를 살릴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재정 지출 없이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보는 사람 있느냐"고 반문하며 "다만 그것(재정)만으로 경기를 살릴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장기적인 경기 대책을 만들어서 외부적 환경에서 밀려오는 요소를 다 맞춰 고민 중"이라고도 했다.
다만 강 실장은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대통령실 안에서) 전혀 이야기 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재정 지출을 통해 경기를 살려야 할텐데 국채를 발행하냐, 사실 정해진 답이다. 아니면 무슨 돈으로 재정 지출을 하겠느냐"면서 재정 지출을 위한 국채 발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 실장은 "샌즈카지노 지출 규모가 크면 빚 내서 경제 살린다고 비판하지만 지금 상황은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빚 안 내고 방법이 있냐. 그걸(국채발행) 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강 실장은 "당연히 채무비율에 대한 걱정이 있어 조심스럽다, 몇 십조원만 늘려도 채무비율이 확 늘어난다"며 "(다만) 몇 년 뒤 몇 천억원 (빚이) 는다고 (비판)하는데 경제가 좋아지면 쉽게 갚아지는 빚이다. 종합적으로 봐 달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가 관련해선, 기업과 대주주의 자구 노력이 최우선이라고 언급했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샌즈카지노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생산 설비 감축 및 폐쇄, 사업 매각 등 자구 노력을 하는 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석유화학 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한다.
강 실장은 "석유화학 기업 스스로가 치킨게임임을 알고 있다"며 "물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너 먼저 죽어라 하고 버티는 것"이라고 현재의 업계 상황을 진단했다.
강 실장은 "그렇게 가면 석유화학 기업이 다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정부도 그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그래서 앞다퉈 자구노력을 주문했고, (기업들도)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최근 논란을 넘어 정쟁으로까지 확산한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겠다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강 실장은 "(대주주 기준에 대해) 조정의 여지가 있는 것처럼 말하면 시장에 영향을 준다"며 "정부가 발표를 하고 머지 않아 당이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한 상황인데 대통령실은 이 과정을 좀 더 지켜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발표한 지 일주일 밖에 안됐는데 입장을 바꾸면 언론인은 부실 정부에 대해 지적을 안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와 당의 논의를 지켜보고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시간을 가지고 판단을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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