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비계열 수주 과제…목표 보수적 변경할지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현대모비스[012330]의 올해 3분기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미국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4% 깎였고, 시장의 예상치까지 다소 밑돌았다.
관세는 이익에 그치지 않고 수주까지 가로막았다는 부분에서 큰 골칫거리였다. 사실상 답보 상태였던 비계열 수주가 관세 타결 이후 회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31일 현대모비스가 내놓은 실적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 비계열(Non-captive) 핵심부품 수주는 연간 누적 23억1천200만달러로 집계됐다. 북미에서 수주가 19억6천400만달러로 대부분이다. 뒤이어 중국과 인도, 한국, 일본 순이다.
상반기 말 대비 1억9천300만달러 증가에 그쳤다. 지난 2분기에 기록한 3천500만달러에 이어 속도가 매우 더디다. 작년 하반기에도 수주가 부진해 반년 동안 2억4천600만달러밖에 쌓지 못했다. 최근 6개월(2억2천800만달러)은 그때보다 더 침체했다. 2023년에 워낙 잘나갔던 터라 이번 부진이 더 크게 보인다.
전기차 수요 둔화 및 지정학적 리스크, 이제는 미국 관세까지 수주 걸림돌로 작용했다. 특히 미국 현지 고객사 대상 수주에서 관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열위로 인해 고전하는 상황으로 해석됐다. 6개월 동안 북미 수주가 '0'이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외부 환경 변화로 비계열 고객사의 주요 프로젝트가 변경·이연됐다고 진단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수주 서프라이즈는 다른 지역의 뒷받침이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북미에서의 실적이 견조한 이익의 기반"이라며 "현대모비스가 집중적으로 공략했던 전동화 사업 부문이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관세까지 겹쳐 타이밍상 좋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수정할지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사로 지목됐다. 작년의 목표 대비 실적 이행률은 27.5%였다. 올해는 3분기까지 31%다.
다행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부품 관세가 15%로 낮아졌다. 이르면 내달부터 발효될 수 있다. 현지 생산이라는 수주 제고 방안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관세 타결이 불확실성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말까지 연간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도 기술 경쟁력을 중심으로 예측 불가능한 시장 환경을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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