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전년비 상승률 4년來 최저…'셧다운 여파로 왜곡' 지적 잇달아

데이터 출처: 미 노동통계국(BLS).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의 지난 11월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데는 임차료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둔화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1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면, 단일 항목으로는 가장 비중이 큰 자가주거비(OER, Owners' equivalent rent of residences)는 전년대비 3.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3.8%)에 비해 0.4%포인트나 낮아지면서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장기간을 기록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인해 10월 CPI는 발표되지 않았다. 따라서 물가의 모멘텀을 알 수 있는 '전월대비' 상승률은 담기지 않았고, 전년대비 상승률만이 계산됐다.

OER은 자가를 소유한 사람이 자신의 집을 빌려서 거주할 경우 치러야 할 임차료를 뜻한다. CPI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 중 OER은 70% 이상을 담당한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끈질기게 높게 유지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혀온 임차료는 이번 CPI에서 특히 이목을 끌었다. 셧다운에 따른 데이터 왜곡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낙폭이 워낙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이는 실제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감소했음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면서도 "갑작스러운 하락세, 특히 임차료처럼 더 끈질긴 서비스 부문에서의 갑작스러운 하락세는 경기침체기가 아닌 이상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물가 지표에 대한 전문성으로 유명한 인플레이션인사이츠의 오마이르 샤리프 설립자는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11월 CPI를 두고 "가장 큰 문제는 10월의 임대료와 OER을 '제로'(0)로 설정한 것"이라면서 이는 노동통계국(BLS)이 별도의 조정을 안 한다면 "내년 4월까지 전년 대비 상승률을 인위적으로 낮추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11월 CPI의 왜곡 가능성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이 앞서 예고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데이터를 얻게 되겠지만, 1월 회의 때까지는 신중하고 다소 회의적인 시각으로 살펴봐야 할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CPI나 가계조사 같은 데이터는 매우 신중하게 살펴볼 것이며, 매우 기술적인 요인으로 인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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