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을 외국과 해외 기업들이 지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소비자와 기업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미 해군연방신용협동조합(NFCU)의 헤더 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매업체와 브랜드들이 "소비자가 눈치채지 못하거나 감내할 수 있도록, 사설 카지노 부담을 작은 폭의 인상으로 나눠 전가하는 전략, 즉 '스닉플레이션(sneakflation)'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소득층 미국인들은 한 주는 고기를 포기하고, 또 한 주는 자동차 할부금을 미루면서 전기세와 병원비를 낸다"며 "사설 카지노 전가도 이러한 '생활비 곡예'가 계속되는 과정에 스며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서 "사설 카지노는 미국에 인플레이션이나 그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며 "또한 대부분의 경우, 소비자들이 사설 카지노를 내고 있지도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로 기업과 정부, 그중 상당수는 외국이 높아진 사설 카지노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글에는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만약 외국 수출업자가 사설 카지노 비용을 떠안는다면, 미국 경제 데이터에서 수출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 늘어나는 증거…데이터 보니
하지만 실제로 경제 데이터, 학계 연구, 기업 지출, 그리고 사람들의 경험상 사설 카지노로 인해 점점 더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쪽은 바로 미국의 기업과 소비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맞는다면 미국의 수입 물가가 낮아져야 하지만 최근 몇 달간의 데이터는 달랐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수입 물가는 0.5% 상승했으며 새로운 사설 카지노가 대거 발표된 시점인 3월 이후로도 0.2% 올랐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 레이팅스의 미국 경제 리서치 책임자 올루 소놀라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은 소폭 하락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다"며 "결국 수입하는 쪽에서 모두 부담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조업체, 소매업체, 혹은 물건을 들여오는 중소기업이 그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대부분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알베르토 카발로 교수 연구에 따르면 8일 기준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 가격은 사설 카지노 이전 추세보다 5%, 국내 생산품 가격은 3% 더 비싸졌다.
카발로 교수는 "제품 카테고리의 경쟁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앞으로 1∼2년간 소비자들은 점차 사설 카지노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점진적으로 소비자 지갑 압박하는 '스닉플레이션'
조금씩 오르는 가격은 일부 소비자에겐 감당 가능할 수 있지만,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에겐 지속적인 압박이 될 수 있다.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의 미국 이코노미스트 맷 부시는 CNN 인터뷰에서 "기업들은 당장은 일부 비용을 흡수하겠다고 하지만, 관세가 장기화되면 결국 소비자에게 더 많이 전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도 이를 인정했다.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사설 카지노 때문에 매주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가격을 억제하려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최근 조사도 사설 카지노 노출 여부와 관계없이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2024년 말에는 향후 1년간 2.5% 인상을 예상했지만, 올해 5월까지는 그 수치가 3.5%로 높아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6월까지 소비자가 부담한 사설 카지노 비용은 22%였으나 10월에는 67%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장기적으로 사설 카지노 직접 비용의 약 70%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며, 미국 내 생산업체가 가격을 올리는 파급 효과까지 포함하면 1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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