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수출주 이익 가시성 개선돼야…한은 올해 말까지 1.75%로 인하 전망
장세윤 대표 "정부가 증시에 관심 가져 큰 힘"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코스피가 올해 하반기에는 3,100~3,200선에서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미국의 관세가 수출 대기업 실적에 미칠 영향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손용석 UBS증권 서울지점 리서치센터장은 2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스권에서 움직일 코스피를 예상했다. 지난 수개월간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대로 강세였던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오름세를 멈춘다는 의견이다.
◇내년에 추가 상승 가능…정책은 장기적으로 봐야
손 센터장은 지난 25~26일 이틀간 여의도에서 열린 UBS 코리아 서밋(UBS Korea Summit)을 찾은 글로벌 투자자에게 "코스피가 더 오르려면 수출 대형주의 이익 가시성이 나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부과한 관세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려면 올해 4분기나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 코스피는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는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자금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간 강했던 외국인 순매수에도 외국인 지분율은 33%로, 낮은 수준이다. 또한 기업이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에 계속해서 보조를 맞추면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감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는 시장과 기업에 부담을 주는 세제개편안과 노란봉투법 등에 혼란을 느끼고 있다. 앞서 자본시장 친화적인 상법 개정을 추진했던 한국의 새 정부가 이번에는 다른 방향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의구심이다.
이와 관련해 손 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주주환원 강화 같은 정책을 장기적인 호흡 속에서 점진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한다"며 "한국에도 독일처럼 중장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장세윤 UBS증권 서울지점 대표도 "정부가 기본적으로 증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며 "외국인은 정책적인 측면에서 한국 주식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 방산·원자력 꾸준히 선호…도비시한 통화정책 예상
아시아 신흥국을 눈여겨보는 외국인에게 한국 주식시장은 정책 외에도 다양한 매력을 지녔다. 경제구조가 비슷한 대만과 비교하면 밸류에이션이 저렴한 편이고, 중국보다는 투명성과 신뢰성이 높다. 또한 동남아시아보다는 유동성이 높은 시장이다.
장 대표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하는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시장은 많은 장점을 지녔다"고 말했다.
실제로 투자자는 올해 한국에서 큰 수익을 거뒀다. 지주사·방산·조선·원자력·전력 기계 등이 크게 오르며 시장 평균보다 나은 성과를 냈다. 앞으로는 관세 리스크가 컸던 반도체와 자동차 등이 이익 가시성 개선과 함께 투자성과를 안길 것으로 기대된다.
손 센터장은 "그동안 많이 올랐던 조선사 주가는 이쯤에서 쉬어갈 것으로 본다"면서도 "방산과 원자력의 경우 꾸준하게 선호하는 업종"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의 경우 예상보다 수요가 강해 올해와 내년에 20% 이상의 이익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다가오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해서는 시장 컨센서스와 다른 전망을 제시했다. 전통적으로 비둘기파적인 UBS는 한국은행이 오는 28일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다고 봤다.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와는 다른 관점이다.
손 센터장은 "한국은행이 현재 2.50%인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1.75% 수준으로 낮춘다고 본다"며 "내년 연말까지 1.25%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내 경제성장 둔화와 물가상승세 완화, 미국의 과감한 금리 인하 등을 고려한 전망이다. UBS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연말과 내년 연말에 0.50%포인트씩 '빅 컷'을 감행할 수 있다고 본다.
손 센터장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주식시장에 호재"라며 "우리나라처럼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산업이 많은 시장의 경우 금리가 내려갈 때 주가가 상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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