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연준이 정치화될 경우 장기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17일 '연준 독립성 관련 논란 평가' 보고서에서 "연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공격은 국채 수요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장기금리를 상승시키고, 달러의 가치를 약화시켜 증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역사적으로 다수 국가는 중앙은행이 정치로부터 독립될 때 성장과 고용의 희생 없이 낮은 물가상승률을 달성하는 결과를 보였다.

국금센터가 155개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화한 개혁은 이후 수년간 인플레이션을 0.5~1%포인트(p) 낮췄으며 중앙은행 임원의 임명·해임 절차의 독립성을 높인 개혁도 유사한 정량적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지목해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지속해서 압박해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가 이번 FOMC 회의에 참석하게 되면서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정형민 국금센터 선임전문위원은 "최근 연준 이사 해임 시도 관련 연준의 특수한 지위를 감안하면 독립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면서도 "연준에 대한 행정부의 인사 개입 시도 등 논란이 반복될 경우, 제도적 신뢰가 저하되고 시장이 불안 양상을 보일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문제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투자자들이 지난 수십년간 정치적 영향력 아래에 있는 연준에 대한 경험이 없는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정 전문위원은 제언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연준이 그간의 전통적인 영역과 권한에서 벗어남으로써 과도한 독립성에 대한 논란을 스스로 초래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준이 통화정책 수행을 위해 국채·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매매한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MBS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특정 시장에 대해 연준이 지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이유에서다.

정 전문위원은 "최근 고용지표의 가파른 둔화 등 경제가 심각하게 악화한다면 연준과 파월 의장의 사후적 대응에 대한 비판이 다시 강화될 소지가 있다"며 "트럼프가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누구를 지명할지도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운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5시 4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