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7 성장세 둔화…닷컴 버블과 달리 이익 내지만 밸류에이션 하락 가능성"

"경기 둔화 속 금리 인하는 증시 악재…채권으로 자금 이동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AI 시장의 과열을 경고한 가운데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AI 버블 붕괴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국내 증권가의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24일 '전략의 샘: 샘 올트먼이 던진 AI 버블 논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먼저 올트먼이 현재 AI 버블이 과거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고 언급한 점에 주목했다.

강현기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과거 닷컴 버블 붕괴 직전과 유사하다는 점이 (올트먼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근거"라며 "현재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2배로, 닷컴 버블 붕괴 직전 25배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닷컴 버블 당시 기업들이 대부분 이익을 내지 못했던 것과 달리 현재 AI 산업을 주도하는 '매그니피센트 7'(M7) 기업들은 실제 이익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다르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익 창출 여부보다 '성장성 둔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7의 PER은 28배로 S&P500보다 높지만,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 1년 넘게 하락해 평범한 기업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3, 4분기 M7의 예상 매출액 증가율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5%, 13.6%로, 다른 기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강 연구원은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도 성장률이 둔화하면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은 낮아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AI 버블 붕괴의 방아쇠가 될 수 있는 변수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지목했다.

강 연구원은 "통상 금리 인하가 주가에 호재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는 오해"라며 "경기 둔화가 확인된 이후의 금리 인하는 오히려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실물 경기와 동행해 하락하며 낮아진 금리로 인해 매력도가 높아진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고용시장 위축 등 경기 둔화 신호가 나타나는 현시점에서 향후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며 주식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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