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미국 증시 부진의 여파로 하락 출발한 코스피가 'K-원전' 불공정 계약 논란까지 겹치며 2% 넘게 급락했으나, 기관의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3,130에서 장을 마쳤다.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47포인트(0.68%) 내린 3,130.09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중 3,079.27까지 밀리며 지난 4월 말 이후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았다. 코스닥지수는 10.35포인트(1.31%) 내린 777.61로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개장 초부터 미국발 기술주 약세와 국내 주도주에 대한 차익실현 압박으로 흔들렸다.
특히 체코 원전 사업 계약이 불공정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관련 종목들이 급락하며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장중 10% 넘게 폭락했으며, 한전기술과 한전KPS 등 원전 밸류체인 전반이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증권가를 중심으로 해당 논란이 새로운 악재가 아니며 한국 원전의 근본적인 경쟁력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관련주들은 장중 저점 대비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도 내용은 이미 지난 1월에 유출된 것"이라며 "웨스팅하우스의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이 낮은 상황에서 글로벌 발주처는 한국 원전 밸류체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3.53%), 한전기술(-3.65%) 등은 낙폭을 만회해 마감했다.
또한 정부가 '마스가 프로젝트'(MASGA) 지원 방침을 밝힌 조선 업종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일부 종목이 강세를 보였다. 삼성중공업은 1.34% 상승 마감했고, HD한국조선해양(-1.55%), 한화오션(-0.75%) 등도 장중 낙폭을 크게 줄였다.
수급 주체별로는 기관이 홀로 5천162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천927억 원, 2천326억 원을 순매도했다. 달러-원 환율은 다시 1,400원 선에 근접하며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줬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연구원은 "올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정책 기대감이 희석되고 주도주를 둘러싼 잡음이 발생하며 국내 증시의 모멘텀이 소진된 국면"이라며 "V자 반등은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 현금 비중을 높이고 독과점적 지위를 가진 개별 실적주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slee2@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