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룩스 CEO, IFA서 "가전 산업도 행동해야"
삼성·LG, 에너지 효율 높인 제품으로 현지 시장 공략
(베를린=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 참가한 유럽 가전업체들이 올해도 지속 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국에서 1월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폐지·축소하고 있지만, 대서양 건너 유럽 기업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이다.
야닉 피어링 일렉트로룩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 기조연설의 대부분을 지속 가능성 관련 내용으로 채웠다.

일렉트로룩스그룹은 스웨덴에 본사를 둔 글로벌 가전 기업으로, 역사는 100년을 넘어간다. 일렉트로룩스와 AEG, 프리지데어 등 브랜드를 두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1천360억 스웨덴크로나(약 20조원), 고용 인원은 4만1천명에 달했다.
피어링 CEO는 "소비자는 지속 가능성을 주요 가전 구매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며 "가전 산업도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렉트로룩스가 기업 운영과 제품, 서비스 등에서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면서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공장, 소비자가 낮은 수온으로 세탁하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 원격 고장 진단 서비스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피어링 CEO는 2030년까지 일렉트로룩스 제품의 35%를 재활용 철과 플라스틱으로 만들겠다면서 산업계와 정치권의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선도 가전 업체들이 모이는 IFA보다 행동을 촉구하기 좋은 곳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IFA 2025에 전시관을 마련한 밀레와 보쉬, 지멘스, 카처 등 유럽 기업들은 지속 가능성을 주요 포인트로 강조했다.
독일의 청소기 제조사 카처는 모든 생산시설에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로써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파리 협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사용량에 민감한 유럽 소비자를 겨냥해 가전의 전력 효율성을 강화했다는 문구도 전시관 곳곳에 배치했다.
삼성전자는 유럽 에너지 소비효율 최고등급(A)보다도 에너지 사용량을 65% 줄인 세탁기를 선보였고, LG전자도 같은 의미의 'A-70%' 세탁기, 'A-40%' 냉장고, 'A-10%' 세탁건조기를 앞세웠다.
미국을 대표하는 가전 기업 월풀은 2015년을 끝으로 IFA에 참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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