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6%대 하락해 3,415선까지 밀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3,500선을 앞에 두고 연일 사상 최고가를 낸 코스피가 힘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율, 관세협상, 미국 금리 등 3중고에 상승 동력이 약화한 모습이다.
26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오전 9시 51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6.06포인트(1.62%) 빠진 3,415.05이다.
시장에서는 우선 환율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전일 달러-원 환율 종가는 두 달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환율이 재차 1,400원을 돌파하자, 그간 코스피 랠리를 이끌어 온 외국인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달러 강세 배경에는 경기와 미 국채 금리 상승세가 있다. 여기에 유로화 약세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달러를 지지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크게 강하지는 않다"며 "달러인덱스는 상반기 10.7% 하락했고, 7월 이후 1.5%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원화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며 "상반기 원화 가치가 8.5% 올랐지만, 7월 이후에는 3.6% 하락해 상승분의 40%가량을 되돌렸다"고 했다.
관세 협상도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과 한국은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선불' 원칙을 고수하며 현금성 투자 비중 확대를 요구했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기존 합의액 증액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외화 보유액의 80%에 달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 형식으로 이행 방안을 협상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통화스와프 체결을 필요 조건으로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이 1,410원대로 상승한 것도 관세 협상 난항 우려가 일부 영향을 준 모양새"라며 "협상 당시 몇차례 진통을 겪은 후 최종 서명에 도달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분할 납입, 한도 내 통화스와프 등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연준과 시장의 금리 전망 차이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2분기 GDP가 3.3%에서 3.8%로 대폭 상향되는 등 지표를 고려해 연준 인사들은 추가 인하에 신중한 모습이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은 아직 연내 2회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오스탄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선제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굴스비 총재는 "우리가 안정적인 완전 고용 경로에 있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2%에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지표가 나온다면, 현재 금리에서 상당 폭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런 상황이 확실해질 때까지, 너무 많은 선제 조치에 대해서는 나는 다소 불안하다"고 말했다.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분기 말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라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특히 다음 달 3일부터 7일간 이어지는 장기 연휴도 국내 증시에는 부담이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도 추석 연휴 전후로 코스피 수익률은 좋지 않았다. 추석 연휴 직전 5거래일간 코스피의 평균 수익률은 -0.4~-0.5%로, 하락세가 짙었다.
한 연구원은 "이달 남은 기간 지수흐름정체, 업종 순환매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다음 주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장기 연휴 및 기관의 분기 리밸런싱이 수급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gepark@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