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21일 서울 채권시장은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잭슨홀 회의에서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잭슨홀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리사 쿡 연준 이사의 사임을 압박하는 등 또 한 번 연준 흔들기에 나섰다.
여기에 기술주 중심으로 증시가 다소 불안정하다는 점은 채권시장에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에 담길 국채 발행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 등 국내 요인은 여전한 부담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이 강도를 더해가는 중이다.
트럼프의 측근으로 꼽히는 빌 풀테 연방금융주택청(FHFA) 청장은 쿡 이사가 부정 대출을 받은 의혹이 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쿡 이사가 사임해야 한다는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최근에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가 사임하고, 후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인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지명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흔들기는 잭슨홀을 앞두고 파월 의장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 압박을 거부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언론을 통해 윌리엄 풀테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이 내가 연준에 합류하기 전인 4년 전 모기지 신청을 근거로 범죄혐의를 제기한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음을 알게 됐다"면서 "트윗으로 제기된 몇 가지 질문 때문에 내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데 겁을 먹을(being bullied)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맞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흔들기는 거의 '상수'가 됐다는 점에서 시장에 길게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밤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매파적이었다.
대다수의 위원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7월 고용충격이 발생하기 전이었다는 점에서 현재 연준 위원들의 스탠스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도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을 강조하는 정도에 그치며 한쪽 방향성을 나타내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대체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논의는 속도가 붙지 않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과 가까운 마을인 '노보헤오르히이쿠카'(Novoheorhiivka)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도 반등했다.
국내에서는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이 연일 기자회견에 나서는 중이다.
전일 오후에는 김용범 정책실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수단에 제약은 없다면서 세금 정책도 사용할 수 있다는 등 발언을 내놨다.
그는 부동산 공급 대책도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값 안정이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대통령실이 확장재정 필요성을 강조한 여파도 내년도 예산안을 확인하기 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이 1,400원 선 부근까지 다시 올라서는 등 불안정하다는 점도 채권시장에는 비우호적인 요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업무보고 당시 외환시장에 대해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다.
기재부는 8월 국고채 모집 방식 비경쟁인수 발행 여부를 이날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는 폭우와 폭염 등 기상여건에 따른 농축산물 가격 급등으로 전월대비 0.4% 올라 지난 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대형 지표는 없는 상황이다. 잭슨홀 회의 기간 수시로 나올 연준 인사들의 발언 등에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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