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골드만삭스는 미국 관세 수입이 다양한 관세 회피 시도로 예상보다 연간 400억 달러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24일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이 이미 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수입 관세를 회피할 방법을 찾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앞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특정 국가에 추가 세율을, 자동차 등에 제품별 관세를 매겼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국가 간 관세율이 달라지면 관세율이 낮은 인접 국가를 통해 상품을 환적할 가능성이 생긴다"며 "환적된 상품에 관세를 인상하는 것은 시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베트남 내 기업들이 올해 초부터 중국으로부터 수입과 미국으로의 수출을 동시에 늘려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품목별 데이터는 베트남의 대중국 수입과 대미국 수출 간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환적 패턴과 일치한다"고 적었다.
또 미국 수입업체와 외국 수출업체가 미국 세관당국에 수입품 가격을 낮게 신고할 유인이 있다고도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과거 미국 기업들이 신고한 대중국 수입액은 중국 기업들의 대미 수출 신고액을 매달 약 60억 달러 상회했는데, 이런 관계는 2018년에서 2019년 사이 무역전쟁 기간 역전됐고 역전 폭은 올해 들어 매달 40억 달러씩 벌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두고 미국 수입기업들의 축소 신고 신호라고 해석했다.
여기에 중국산 주철 욕조나 태국산 가스레인지 같은 일부 품목 단가가 4월 이후 급격히 떨어진 점은 외국 수출업체들의 관세 회피 시도라고 짚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미국 수입품의 단가 하락 폭이 생산비 절감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며 "다국적 기업들이 미국 세관에 신고하는 수입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춰 관세를 피하고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렇게 수출업체들이 선적량을 조정하고 가격을 축소 신고할 경우, 연간 2천억 달러 이상의 미국 수입 물량이 영향받을 수 있다고 추산됐다.
골드만삭스는 일련의 관세 회피 시도에 따라 교역국들이 관세를 전면 준수하는 시나리오에 비해 관세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갈 세수가 예상보다 약 400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봤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트럼프 관세에 따른 관세 수입이 연간 5천억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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