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증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단면…이례적 의사결정" 비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주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자사주 소각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KCC가 시장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대규모 자사주를 소각하는 대신 교환사채(EB) 발행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자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폭락했다.

증권가에서는 KCC의 이번 결정을 두고 정부의 정책 기조에 역행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병폐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C는 전날 '자기주식 활용계획' 공시 직후 주가가 11.75% 폭락했다. 이날도 2%대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가 밝힌 계획의 골자는 보유 자사주 중 극히 일부인 3.9%만 소각하고, 되레 9.9%에 달하는 물량은 EB 발행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기대했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었다.

LS증권은 '자사주 EB 발행, Korea Discount의 단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KCC의 행보를 비판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보유 자사주의 22.8%만 소각하고 나머지는 사실상 시장에 다시 나올 수 있는 EB 발행 및 복지기금 출연으로 유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결정이 투자자 관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이례적 의사결정'이라고 지적했다. KCC는 총 5조 8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차입금 부담을 안고 있음에도, 배당수익률이 1.34%에 불과한 삼성물산 주식(보유가치 약 3조3천억원)은 그대로 둔 채 자사주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약 3조3천억원의 저수익 자산을 활용하지 않고, 굳이 4천300억원 자사주 EB를 발행한 점은 주식 투자자 기준 이례적인 의사결정"이라며 "이는 국회가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의 '자사주 의무 소각'을 피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만약 그렇다면 밸류업 이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나기 위한 정부 및 자본시장 움직임과 반대되는 행보"라고 덧붙였다.

LS증권은 이러한 우려를 KCC의 목표주가를 4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KCC 주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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